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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과학 | 기술

'메타버스' 한 방 정리 | 메타버스의 모든것

by OEO_oeo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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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한 방 정리 | 메타버스의 모든것

 

 

대면보다 비대면이 익숙해진 지금 사람들은 랜선을 통해 집에서 일하고 수업을 듣고 데이트도 하며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각자의 부케를 만들어 사람들과 만나는 디지털 공간이 커지고 있죠. 그래서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 현실이면서도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지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메타벅스 플랫폼을 무대삼아 신곡을 발표하고 콘서트를 여는 가수들이 등장했습니다. 가상 컬렉션을 선보여 패션쇼를 여는 패션 브랜드도 나왔죠. 게임만이 아니라 입학식과 OT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한 학교와 기업도 있습니다. 번거롭게 머리하고 차려 입을 필요도 없고 어떠한 제약 없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죠. 메타버스가 그저 아바타를 움직이며 가상공간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의 사회문화적 활동으로도 여겨지고 있습니다.

 

'세컨드 라이프'의 제작자 필립 로즈데일


가상과 현실의 융합 메타버스를 구현한 최초의 인터넷 기반 3차원 가상현실게임 '세컨드 라이프'의 제작자 필립 로즈데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만든게 아닙니다. 메타버스는 소설에 등장한 것을 따라 만든 것이죠." 로즈데일이 말한 소설을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스노우 크래쉬(1991)' 였습니다. 고글과 헤드폰을 쓴 채로 아바타라는 가상의 신체를 빌려 접속하는 소프트웨어 조각들로 세워진 그래픽 지구. 초월이라는 뜻의 Meta와 현실세계인 Universe를 결합해 메타버스(Metaverse)가 소설의 주요한 세계관이었죠.

 

 

소설과 게임이 나온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가상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왔습니다.

"현실의 사람들과 이 거대한 세계를 가상으로 옮겨야 한다. 그리고 가상에서 얻은 것들을 현실로 되돌릴 수도 있어야 한다. 만약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가상을 초월하여 현실과 연결되는 새로운 3차원 세계를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컴퓨터 과학자 마크 와이저

 

사람들은 컴퓨터 과학자 마크 와이저의 주장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머지않아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도록 수많은 컴퓨터로 연결된 네트워크 세계가 도래한다는 것이 마크 와이저의 생각이었습니다. 모든 환경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 여기저기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버추얼 리얼리티(Ubiquitous Virtual Reality),' 바로 UVR 시대를 예견한 것이죠. 현실의 맥락을 잇는 디지털 세계인 메타버스 기술 연구에 출발점이 되는 핵심적인 아이디어 였습니다.

 

디지털 트윈


이후 가상세계 속에서 건물도 짓고 물건도 만드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등장했습니다. 현실세계를 복제한 가상 세계를 관찰하고 실험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구글어스와 각종 네비게이션 앱이 그 대표적인 기술이죠. 처음에는 항공 우주 분야에서만 사용되던 디지털 트윈은 점점 발전하여 게임을 넘어 교육까지, 사회 전 분야로 뻗어 나갔습니다. 가상으로 증강된 현실을 이리저리 바꿔보며 새로운 정보 지식을 축적하고 상상할 수 있는 미래를 통해 현재를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도를 과감하게 할 수 있게 되었죠.

 


여기에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과거의 유비쿼터스와 디지털 트윈은 급격히 확장됐고, 이제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보았던 메타버스는 첨단 과학 기술에 힘입어 우리의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그러한 흐름에 맞춰 메타버스도 체계화 되기 시작했죠. 우리의 인식에 새로운 정보를 쌓아 올리는 증강과 현실 같은 가상세계를 제공하는 시뮬레이션의 기술적 측면, 거기에 아바타 프로필 등의 정체성에 초점을 둔 '내적 기술'과 그 세계에 대한 통제권을 쥐어주는 '외적 기술'에 사용자 측면이 더해져 메타버스를 지탱하는 두게 큰 기둥이 세워진 것입니다.

 

메타버스의 종류

 

그런데 메타버스가 발전함에 따라 서로 다른 유형으로 나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우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유형의 '라이프로깅로(Lifelogging)'이 있죠. 현실 세계 위로 가상 이미지를 덧씌워주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도 등장했습니다. 실제 세계보다 정보적으로 더 확장된 가상세계 '거울 세계(Mirror World)'를 넘어 아예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세계 속에서 아바타가 되어 돌아다니는 '가상세계(Virtual Worlds)'까지 만들어졌죠. 한마디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순간들을 캡처, 저장, 공유하는 SNS도 메타버스이고 GPS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몬스터를 잡는 증강현실 게임도 메타버스인 것입니다.

이제 현실세계의 서비스 대부분이 가상 세계에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는 사실상 놀랍고 새로운 기술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과학 기술들이 결합돼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도 메타버스를 지탱할 주요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 아바타가 입는 옷이나 음식 아바타들과 머물 수 있는 건축물까지 디지털화된 실제 자산으로 여겨지죠. 컴퓨터와 약간의 창의력만 있으면 너도나도 디지털 디자이너, 디지털 건축가가 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라는 초대형 공유 작업실이 생겨나면서 모두가 자유롭게 창작하며 놀 수 있는 제2의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런데 걱정이 듭니다. 디지털 공간이다 보니 엄연한 상품으로 내놓은 창작물이 복제되기 쉽지 않을까? 그래하여 대체 불가능한 토큰 'NFT(Non Fungible Token)'가 등판합니다. 디지털 창작물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여 위조는 어렵고 추적은 쉬운 이 디지털 자산을 우리는 NFT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NFT는 상호 교환이 가능한 기존의 암호화폐와는 조금 다릅니다. 일종의 계약서처럼 고유한 값을 갖기 때문에 개별 토큰마다 희소성을 가지며 말 그대로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 됩니다. 게임 아이템이나 디지털 예술품을 구매한 소유자라면 NFT를 이용해 진정한 소유권을 얻을 수 있죠.

 

 

그러나 아직까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NFT와 같은 암호화폐가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의 경우 하루 아침에 쫄딱 망하면 비싸게 산 아이템이더라도 데이터 우주 속 먼지가 되어 사라질 뿐입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플랫폼 간의 호환성이나 화폐로 쓰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 규모 등의 기술적 그리고 환경적 제약이 해결되면 NFT뿐만 아니라 암호화폐가 도입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암호화폐는 메타버스를 견고하게 만들 중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죠.

 

약 771억 원에 달러에 팔린 비플의 NFT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하루에 하나씩 만든 이미지를 5000일 동안 조합해 완성한 콜라주다.

 

이렇게 인프라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체감하는 것을 결국 기술입니다. 더구나 메타버스 플랫폼에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기술이 융복합 되어야 하는데요. 다행히도 한계에 부딪혔던 과거와 달리 AI, 클라우드, CG 등의 발전으로 기술 장벽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가상현실 자체를 온전한 세계로 실현하는 VR과 실제 공간 위에 가상의 오브젝트를 겹쳐서 비춰주는 AR이라는 실감 기술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개발도 발전하죠. 더불어 메타버스를 보다 생생하게 체험 시켜줄 손목밴드, 반지, 장갑과 같은 하드웨어 기기들이 서서히 얼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PC, 모바일과 결합해 VR 기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그간 높은 가격과 고글 형태를 가진 HMD의 무거운 무게로 저조했던 VR 기기가 최근에는 VR과 AR의 장점만 합쳐 그 사이를 오가는 혼합현실 'MR(Mixed Reality)'의 영역에 도달했죠. 이에 맞춰 메타버스 기기는 주변과 차단될 수 있는 VR과 현실을 일부분 허용하는 AI의 기능을 수행하는 안경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휴대성을 높이고 인체에 가해지는 부담감을 낮추기 위해 기기의 무게와 크기도 줄이고 있는데요. 그러기 위해선 고도로 집적된 반도체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인간의 인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각, 바로 기기의 디스플레이 패널에 들어가는데요. VR, HMD의 경우, 크기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여러 장의 얇은 반사 필름을 사용해 '팬케이크 디스플레이(Pancake Display)'라고 불리는 기술이 등장한 바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내부에서 빛이 여러 번 반사해 초점 거리를 극복하여 기기의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죠. 하지만 화면이 너무 어둡게 보이고 고스팅이라 불리는 잔상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팬케이크 렌즈의 원리

 

이후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에서 팬케이크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극복할 하나의 광학 기술을 알리게 됩니다. 바로 여러 장의 얇은 홀로그램 필름 레이어와 레이저 광원 기술, 방향성 백라이트를 활용한 기술로 주목을 받은 것인데요. 먼저 기존의 VR 기기는 이미지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 디스플레이 패널과 렌즈 사이에 빈 공간이 있어야 했습니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빛이 렌즈로 전파된 다음 눈으로 향하는 시스템이죠. 하지만 패널과 렌즈 사이의 공간을 크게 줄인 홀로그래픽 시스템은 달랐습니다. 빛을 제어하여 패널과 렌즈 사이를 앞뒤로 여러 번 이동시킨 다음 눈을 향해 나아가는 시스템이기 때문이죠. 이 기술을 사용하면 밝아진 화면은 물론 기기의 두께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무겁고 투박한 VR 기기를 앞으로 등장할 선글라스 모양의 기기로 만드는데 지름길이 펼쳐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실감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는 잘 구축된 세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깊고 높고 무한한 세계를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사용자와 최대한 밀착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시각적 체험을 주도한 하드웨어 기기에 따라 경험의 수준이 확연하게 달라질 것입니다. 이에 소프트웨어를 주로 다루던 유수의 빅 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설계하고 그에 딱 맞춘 하드웨어까지 내놓고 있듯 메타버스를 키우기 위한 기술들이 앞으로 더 빨리 발전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기술은 가상공간의 풍경을 눈앞에 선사해 줄 하드웨어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메타버스 세계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필요하죠.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5G 기술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개발에 풀가동 중인 수많은 기업들 역시 반도체에 주목해왔습니다. 정교하게 그려내는 3D 모델링과 렌더링 파워를 지닌 고성능 컴퓨팅에는 물론 수천, 수백만건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오늘보다 진화된 내일의 반도체 기술이 시급했죠.

 

 

그러한 수요에 맞춰 메모리 반도체가 크게 발전했습니다. 수천, 추억 명 이용자들이 붐비는 메타버스로부터 쏟아지는 정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시스템과 데이터 센터부터 잘 구축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쌓아놓은 데이터를 묵혀만 둘 것이 아니라 이를 신속히 처리해 줄 CPU와 GPU, AP 등의 시스템 반도체, 그중에서도 AI 전용 반도체가 핵심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반도체 시장과 IT 산업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죠.

 

 

사물인터넷과 5G 통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인공지능과 확장 현실까지 다양한 ICT 기술이 융합된 메타스버는 4차 산업혁명의 종착점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도시 전체로 아니 지구 전체로 그 모든 기술들이 연동되어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니 메타버스화 된 미래가 너무나 기대됩니다. 현실의 우리와 또 다른 가상의 우리에게 주어진 두 개의 삶은 우리에게 무한한 자유를 줄 것입니다. 다만 인간다움을 높이고 있는 디지털 휴먼 기술을 뒤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거나 딥페이크 이슈 등 윤리적 가치와 저작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이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나아가 무한한 자유는 곧 무엇을 해야 될지 모르는 방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에 이르게 되면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자신의 삶을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 또 어떻게 균형을 잡으며 나아가야 할지가 중요한 질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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